당리맛집 동해옥

동해옥 당리맛집 소개

저희 가족은 강원도 속초가 고향입니다. 아버지는 속초 중앙동에서 순대공장을 운영하셨고 어머니는 속초 중앙시장에서 순대를 판매하셨고 함흥냉면 전문점도 운영하셨습니다. 25년 전에 부산으로 가족 모두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이 부산에서 축구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아버지가 부산으로 함께 이사 오게 되면서 부산에서 터를 잡으셨고 지금까지 동해옥 함흥냉면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해옥의 스토리

부모님의 모든 가족들은 여전히 속초에 계십니다. 명절 때 한번 씩 속초를 방문하기도 하는데 예전의 속초와 지금 현재의 속초는 아주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외할머니(故 도경옥여사님)가 함경도에서 피난을 내려와 속초 아바이마을에 터를 잡으셨고 순대를 제일 먼저 판해하셨습니다. 이후 어머니(백정옥여사님 )가 아버지와 결혼하시면서 할머니의 일을 도와 순대장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나의별명은 순대

어릴적 나의 별명은 순대였습니다. 아버지가 순대 공장을 한다는 이유도 있었고 또 한 가지는 아버지가 아들 운동한다고 자주 학교에 오셨는데 오실 때 마다 자전거 뒷 편에 순대를 가득 싣고서 가져다 주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는 친구들이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게 조금 창피하기도 했고 순대라고 놀리는 것도 달갑지 않았지만 아버지는 늘 한결같았습니다.

냉면전문점

중학교에 올라갈 때 쯤 어머니는 함흥냉면 음식점을 운영했습니다. 속초중앙동에 3층짜리 건물이 하나 있었는데 2층에는 태권도장 세를 주고 1층에는 어머니가 음식점을 했습니다. 당시 냉면 기술자가 따로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는 주방 보조만 하셨는데 주방장과 오래토록 함께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냉면 만드는 기술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당시 프렌차이즈는 아니었지만 통일전망대 갈 때 거쳐서 가는 간성이라는 곳에 냉면집을 하나 더 오픈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냉면음식점을 시작하셨는데 당시 냉면장사가 엄청 잘 되었고 저도 냉면이 너무 맛있어 합숙 훈련을 마치고 매주 주말마다 집에 오면 어머니의 냉면만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2의 고향 부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으로 와서 선수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이때 가족 모두 부산으로 이사오게 되었습니다.

부산으로 와서 처음부터 냉면 장사를 한 것은 아니었는데 냉면은 여름 한 철 에만 판매했기 때문에 사철 잘 되는 음식점을 생각해 보았고 결론은 아버지의 순대 만드는 기술을 가지고 순대국밥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었습니다.

첫 음식점은 괴정시장안 작은 가게였습니다. 상호를 “동해순대국밥” 이라는 간판을 달고 운영을 했는데 그리 잘 되진 않았지만 단골분들도 꽤 많았고 두분이 먹고 살기엔 충분한 식당이었습니다.

식당이전

속초에 계실 때 냉면식당을 정말 잼있게 운영하셨고 손님도 엄청 많았었는데 부산에선 순대국밥만 판매하시다 보니 냉면장사가 그리웠고 여름철이면 냉면을 판매해 꽤 많은 수익을 올렸던 시절이 있어 조금 큰 식당으로 옮겨 냉면과 순대국밥을 함께 판매하기로 계획을 했습니다.

사하구청 앞 작은 골목에 식당하나를 얻었는데 1층홀, 지하단체석 이 마련되어 있는 곳이었습니다. 1층과 지하에 모두 손님을 받을 경우 100명 가까이 앉을 수 있던 가게였고 나름 규모가 꽤 있던 가게였습니다.

철판순대구이

사하구청 앞 가게를 이전하고 상호는 그대로 동해순대국밥 간판을 달고 운영했습니다. 첫 오픈과 함께 엄청 많은 손님들이 가게에 오셨고 오픈하고 3달 정도는 장사가 엄청 잘 됐습니다. 하지만 매출은 꾸준하지 않았고 손님들도 뜸해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부 터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년6개월 정도 부모님께서 운영을 하셨는데 생각처럼 장사가 잘 되지 않으니 고민이 많으셨고 축구지도자를 하고 있던 저에게 가게 인수를 해서 제가 운영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셨고 그렇게 음식점을 인수하고서 내가 직접 장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가게의 메뉴를 젊은 분들이 좋아하는 메뉴들로 바꾸었는데 메뉴 중 어릴 적 아버지가 순대공장에서 프라이팬에 순대를 구워 먹던 시절을 떠올려 철판순대구이라는 메뉴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후 주변에 지인분들께 SNS홍보와 입소문을 부탁했는데 철판순대구이가 방송에 소개되면서 가게가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식당 이전

당시 철판순대구이라는 메뉴는 전국 유일무이 유일한 음식이었고 비쥬얼도 아주 신선했기 때문에 손님이 꽤 많이 오셨었고 장사가 잘 되었습니다. 입소문 나고 2년 정도 영업을 했었는데 순대구이라는 메뉴도 신선하고 좋았지만 한편으론 가게의 정체성이 조금 모호해지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때 한동안 고민을 거듭한 끝에 상호를 “동해옥” 이라고 바꾸고 구청 앞 맞은편 복개도로 쪽으로 이전하면서 속초음식 전문점 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음식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본업이었던 함흥냉면을 주력으로 내세웠고 속초에 가면 먹을 수 있는 오징어순대, 아바이순대, 등을 전문으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동해옥 뜻

동해옥은 3대째 운영되고 있는 식당입니다. 1대 도경옥할머니 , 2대 백정옥 어머니 , 3대 정보라 딸 이렇게 운영 중 인데 어머니와 할머니의 옥자를 따서 어머니와 할머니의 강원도 속초의 음식점 이라는 뜻 에서 동해옥이라고 명칭을 바꾸었습니다.

마치며…

동해옥은 속초음식 전문점입니다. 속초에서 나고 자란 부모님의 음식 기술과 노하우로 부산에서도 속초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우리만의 스토리로 정체성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함흥냉면은 35년 전 어릴 때 먹었던 냉면 맛과 하나도 바뀌지 않았고 그때 그 맛 그대로 지금도 똑 같습니다. 전통방법 그대로 양념을 만들고 반죽도 하고 육수도 만들면서 고객분들에게 제공 하고 있습니다. 철판순대구이는 젊은 분들이 좋아하실 수 있도록 모양을 만들고 맛을 만들었지만 냉면은 하나도 바꾸지 않았고 전통을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자부심을 가지고 판매하고 있습니다.

부산은 밀면이 아주 유명한데 사실 알고 보면 함경도에서 피난민들이 내려와 냉면을 만들어 먹었고 그것을 부산에 오신 분들이 밀가루면을 뽑아 먹었던게 밀면이 되었다는 유래가 있습니다. 그래서 밀면도 본래는 냉면에서 파생된 음식이라는 것입니다.

냉면은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 내려온 전통음식입니다. 1대,2대, 할머니와 어머니는 이제 손을 놓았지만 저와 동생이 잘 보존하고 지켜서 많은 분들에게 함흥냉면을 선보이고 알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냉면에 대해 자세하게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함흥냉면, 평양냉면의 면차이, 육수차이, 등등 다양한 정보를 수록하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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